유영철의 탄생 - 범죄자는 만들어지는가?

2021. 4. 28. 23:17카테고리 없음

범죄 심리학자 표창원(자료출처-중앙일보)

 

유명한 범죄학자인 표창원이 많은 범죄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어린 시절, 행복했던 기억을 말해보아라” 과연 그들의 대답은 어땠을까? 실제로 대부분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죄송합니다.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답하거나 간혹 “어렸을 때 가족이 모여서 짜장면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참 맛있고 행복이라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질문과 대답은 우리에게 생각할 것을 던져주는 심오한 주제이다.

 

(자료출처-KBS)

 

한국에서 근대적인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한국 최초의 연쇄살인범으로 유영철을 뽑을 수 있다유영철이 범죄를 저지르고 잡히던 2000년대 초중반 한국 사회에서는 그 사건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난해한 사건이었을 것이다일반적인 원한치정금전으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는 동기였다그는 자신과는 일면식도 없는 많은 사람을 처참하게 살해했다그런 그는 우연히 체포가 되었으며 사형을 선고받았다많은 욕을 먹고 정말 심각한 죄를 범한최대한 강력한 형벌을 받아도 모자란 최악의 범죄자이지만 사회인으로서 더 이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최악으로 꼼히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자료출처-Newsis)

 

유영철은 지독히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사이가 매우 안 좋았다. 싸우기가 일상이었고 부모의 불륜을 목격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노동일을 하는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이었으며 술을 먹고 강한 폭력을 행사했다. 전혀 일관성이라고는 찾을 수 없고 교육환경에서 자랐다. 결국 부모님은 이혼을 한다. 정신분열성 간질로 정신과에서는 한 달 동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학교에서는 지독한 괴롭힘을 받았고 적응하지 못했다. 옷을 벗기고 가는 등 학교폭력의 대상이었다.

 

학대의 피해자였던 유영철

 

과연 그는 태어날 때부터 괴물이었을까? 우리와는 태어날 때부터 다르게, 악마로 태어난 것일까?

선천적인 괴물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괴물이 더욱 많다. 어떤 주민이 유영철이 학대를 당하고 불우한 환경에 있다는 것을 외면하지 않고 도움을 주었다면 어땠을까? 인간의 인격이 형성되고 아름다워야 하는 청소년기에 유영철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큰 기관이나 학교나 단체가 아니더라도 진짜 단 한 사람이라도 그에게 관심을 기울였다면 나는 적어도 이런 비극이 벌어지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는 끔찍하고 절대로 동정이나 사회적 용서를 받아서는 안될, 끔찍한 범죄자이다. 그러나 나는 사회가 유영철이라는 괴물의 탄생을 충분히 막았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의 인생에서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쩌면 그도 평범한 사람으로, 좋은 사람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유영철이라는 잔혹 범죄자의 탄생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그를 시작으로 많은 이상 범죄자들은 사회에 탄생했다.

 

(자료출처-크라우드픽)

 

뉴스에서는 잔혹한 범죄자, 연쇄살인범 등을 꽤나 빈번하게 볼 수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욕하는 선에서 끝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죄자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인생을 다시 그려보는 과정은 예방을 위하여 꼭 필요하다.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청소년 단체 등에도 많은 지원이 필요하고 더욱 노력해야만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소외받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주변에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손을 내밀고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바람직한 사회인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조금씩 잔인해지고 악해지는 세상이지만 이런 노력들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